2011/12/04 08:02

해도 뜨기 전 아침 일찍부터 기차를 타고는 밀라노에서 기대하던 베니스로 향했어.


친구들과 도란도란 얘기하며, 세 시간쯤 됐을까. 산과 들만 보이던 창밖에 물이 보이기 시작했지.
'이제 베니스에 다왔어!' 이러면서 흥분하기 시작했어.


 섬으로 구성된 베네치아에서 육지와 연결된 몇 안되는 곳, 산타 루치아 역.
여기만 봤을땐 다른 이탈리아의 중소 도시들과 별 다를바 없어 보이지만 이 곳만 벗어나면 정말 다른세상같았지.


 학교다닐 때, 시오노 나나미의 '바다의 도시 베네치아'를 읽은 적이 있어.
그래서 그런지 베네치아는 요번 겨울에 가장 가고싶은 도시였지.
사실 신년까지 여기서 머무르고 싶었는데 같이 여행하는 친구들과 의견을 조율하다가 결국엔 무산됐지.


만화책(...)으로만 보던 산 마르코 성당.
흔히 말하는 '유럽'분위기의 건물이 아니라 그런지, 더욱더 이국적이었어.


 곤돌라도 '봤지'. 주머니 사정상 차마 타보지는 못하고.
노를 저어가며 옆에 함께 나아가는 다른 곤돌리에와 이야기 하는 모습은, 여유가 있어 보인달까.


 유명한 리알토다리 위에서 Canal Grande를 보려고, 다리가 보이자마자 바포레토에서 후다닥 내렸어.
정작 리알토다리 정류장은 다리를 지나서 있다는건 복잡한 골목길을 지나 다리에 오르고서야 알았지.


 유리공예로 유명하다는 무라노 섬도 갔어. 베네치아에서 머무르는 두번째 날이자 마지막 날에는
겨울답지않게 날씨가 너무 좋아서 정말 운이 좋았구나 싶어.


알록달록하게 벽을 채색한 부라노섬의 집들.
육지에서 차를 가지고 있는 것만큼 집마다 배가 한채씩 있는지 수로 곳곳마다 이렇게 배를 잔뜩 정박해뒀어.
본섬과는 다르게, 대중교통수단도 부족하니까 이렇게 자가용이 있어야겠지. 


알록달록한게 '아 관광지구나' 싶다가도,


 사람사는 맛이 보이는 동네였지.
실제로는 안개가 잦아서 멀리서도 집을 알아볼 수 있도록 채색하기 시작했던거라고 해. 


 길에 있던건 대부분 관광객.
현지 사람들은 연말 휴가를 간걸까, 아니면 집에서 편히 쉬고있는걸까.


 겨울답지않게,
해가 정말 눈부시고 따뜻해서 돌아다니기 너무 좋았어.
사실 한 곳에서 느긋하게 햇살을 쬐고 싶은 마음이 더 컸지만
다음에 언제 올지 모르는 곳이니까. 조금이라도 더 둘러봐야지 싶던거지.


 해가 서쪽으로 뉘엿뉘엿 넘어가고, 수평선이 발갛게 달아올라오는걸 보면서.


 저 본섬의 관광지 보다는


 바다쪽의 하늘에 더 매료되어버렸어.


 가능한 서쪽에서, 해가 질때까지 하늘을 구경하다가 본섬으로 가는 바포레토에 올랐어.


늦은 밤까지 리알토 다리 앙쪽으로는 레스토랑들이 물가에서 불을 밝히고 손님을 불러모았지.
ma, addio Venez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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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마녀베리
2011/12/04 06:46

유럽에 폭설이 내린 날, 막 눈이 그친 후에 도착한 파리는 아직도 눈에 덮혀 있었고.


 눈때문에 늦어진 기차와 호스텔 수속, 그리고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금요일이라도 야간개장을 안한다는걸 몰랐던 우리.
결국엔 밤의 루브르 건물만을 눈에 담고 돌아나왔어.


 해가 지자 빠듯한 일정에 많은걸 보고 싶었던 우리는 에펠탑을 향해 무작정 걸었어.


 뛸레르 공원을 가로질러서 만난 이동 놀이공원에는, 불켜진 관람차만이 홀로 돌아가고 있었지.


 붉다고 생각했던 밤의 에펠탑은, 금색으로 빛나고 있었어.


대부분이 관광객이었겠지만, 크리스마스 이브인데도 샹젤리제 거리에는 사람이 많더라.


 크리스마스 아침의 파리는 어제가 그렇게 흐렸던것과는 반대로, 맑은 하늘을 보여줬어.
네덜란드에선 한동안 못보던 하늘이라 아주 반가웠지.


 아침해를 받은 파리 시내는 짙은 안개가 낀 것처럼 뿌옇게 보였지만
들쑥날쑥한 한국의 풍경만 보다가 이렇게 평평한 집들을 보니 감회가 새롭던걸.


전날밤에 본 개선문과는 완전히 달랐어.
 내 뒤로는 같은 구도로 한무리의 여행객들이 길을 건너다 말고 차가 달리는 가운데서 사진을 찍어대고 있었지.


 낮의 에펠탑도 달랐어. 
밤의 에펠탑에 비하면 수수하지만, 알게모르게 존재를 과시한달까.


노트르담 성당은 생각했던것 만큼 웅장하진 않았지만, 나름의 위엄은 갖추고 있더라.


 겨울밤의 세느강은, 어두운 빛속에서 유유히 흘러가고.


프랑스의 화려한 궁전을 보고싶어서,
베르사이유는 못가더라도 그만큼 화려하다는 오페라 가르니에를 와봤어.



 사실 여기서 오페라를 보고싶었는데 말이지.
스케쥴이 안맞더라고.


 잔 다르크.
확실히 이야기 속에만 있는 사람은 아니었나봐.


 크리스마스가 막 지나고, 루브르가 문을 열자 다시 북적북적 해졌지.


그 루브르 박물관 바로 옆으로, 이렇게 차들이 지나가더라.
우리나라의 박물관들은 다 어디 널찍한 곳 한가운데에 틀어박혀 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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